어려운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협동하는 마음의 중요함을 배우게 됩니다.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은 행주산성에서 왜군들과 크게 싸웠습니다. 이것을 행주대첩이라 부르는데요. 이 싸움에서 승리를 이끈 제일 용감한 병사들은 바로 ‘행주치마’를 입은 여인들이었습니다. 왜군은 지금의 서울 부근까지 쳐들어와 대단한 병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승리한 직후에 모였기 때문에 사기 또한 충천해 있었죠. 그래서 왜군은 새벽에 3만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올라 성 주변을 습격했습니다. 왜군들의 목소리는 높았고, 권율 장군은 작전을 세워야 했습니다. “저들이 여러 겹으로 성을 포위하고 있다! 그리고 군사도 우리보다 훨씬 많다. 이 새벽이 우리 전투의 최후가 될 것 같구나. 일단 병사들을 모아서 저들을 저지해 보자!” 권율 장군의 말에 병사들은 열심히 싸웠습니다. 여러 겹으로 성을 포위하고 있던 왜군과 9차례에 걸쳐 종일토록 싸운 것입니다. 그 싸움은 참으로 치열했습니다. 계속해서 맹공격을 해오는 왜군을 당해내기란 정말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병사들은 지쳤고, 왜군에 비하자면 그 수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권율 장군에게는 단지 병사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백성들과 부녀자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한 아낙이 소리쳤습니다. “이러다간 이 싸움에서 저 왜놈들한테 나라를 빼앗기겠어요. 이렇게 집안에서 떨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도 함께 싸웁시다. 장군님을 따라 싸우자고요. 우리 병사들이 많이 모자란답니다. 우리가 이 치마로 포를 나르고 돌을 나릅시다!” 그 여인의 말에 모두들 일어나 동참했습니다. 많은 여인들이 둘러차고 있던 긴 치마를 잘라서 짧게 만들어 입고는 돌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돌을 나르던 병사들은 싸움터로 나가서 그 돌을 던져 왜군들을 물리쳤습니다. 그 많던 왜군들이 가장 피해를 입은 때는 바로 이때였습니다. 부녀자들의 치마로 나른 돌로 무찌른 것입니다. 심지어 부녀자들까지 동원되어 모든 백성이 일치단결하여 싸운 덕에 권율 장군은 행주산성을 지키고 나라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붙여진 말이 바로 ‘행주치마’입니다. 바로 이 전쟁에서 비롯된 말이지요. 마침내 일본군은 큰 피해를 입고 퇴각하였는데, 권율 장군은 이를 추격하여 130여 명의 목을 베었으며 적장에게도 부상을 입혔습니다. 행주산성의 전투는 임진왜란의 3대첩 중의 하나로 꼽히고, 이 싸움의 지휘를 맡았던 권율 장군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도원수(都元帥)가 되었습니다. 권율 장군의 작전이 승리한 덕도 있지만 행주산성에서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백성들, 특히 부녀자들의 협동심을 발휘한 활약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여인들의 치맛자락에서 나온 힘이 나라를 구한 것입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하면 쉽다는 말입니다. 작은 일도 그러한데 크고 어려운 일은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어려울 때일수록 뭉치고 협동하는 마음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