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에는 수십만 내지는 수백만 종의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들 미생물 가운데에는 김치나 된장 등의 발효에 관여해 우리 사람한테 유익한 미생물들이 있는가 하면 에이즈나 탄저병처럼 사람한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들도 많다. 그래서 미생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사람몸에는 해가 없으면서도 해로운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물질, 곧 항생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으며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위한 연구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 ||
페니실린을 발견한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프레밍 박사는 한 평생을 항생제 개발 연구에만 몰두한 학자다. 그가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하기 6년 전인 1922년에 어느 날, 플레밍은 심한 감기에 걸렸는데도 실험실에 나가 여러 종류의 항생제 후보물질에서 미생물의 생장 억제 상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이때 감기 때문에 생긴 콧물 한방울이 ‘페트리디시’라고 불리는 미생물 배양기 위에 떨어지고 말았다. 보통 사람 같으면 자기의 실수를 자책하면서 콧물이 묻은 미생물 배양기를 쓰레기통에 버렸겠지만 프레밍 박사는 그것을 버리지 않고 다시 배양해보았다.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미생물의 생육 상태를 관찰해보니 놀랍게도 콧물 자국 안에서 박테리아가 용해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프레밍 박사는 작지만 흥미로운 발견에 흥분해 연구를 계속한 결과 콧물 안에 박테리아를 용해하는 효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이 효소에 ‘라이소자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뒤 이 효소는 콧물 뿐만 아니라 눈물에도 많이 섞여 있어, 사람 몸에 침입하는 여러 박테리아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프레밍 박사가 실험을 위해서 눈물을 받아 모야야 하는데, 어린이들이 몇 푼의 용돈을 받는 재미로 프레밍의 실험실을 찾아 한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의 엉덩이를 때릴 때 나오는 눈물을 받아 실험재료로 제공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과학자들이 발견하는 세계적 연구 업적 가운데에는 작은 것이라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세심한 관찰력과 꾸준히 한 분야를 연구하는 끈기의 결과로 얻어진 것들이 많다. 최근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해 국제적 조명을 받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도 수백 번, 수천 번 같은 조작을 되풀이하는 끈기와 반복된 조작에 나타나는 미세한 반응 차이를 살피는 관찰력이 이뤄낸 낸 결실이 아닐까 싶다. 예리한 관찰력과 끈기로 무장된 미래의 과학 꿈나무들이 더많이 배출돼 한국이 세계 과학계를 선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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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무제 경상대 총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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