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비가 말을 타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밭에서는 농부들이 한창 밭갈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늙은 농부가 소 두 마리를 함께 몰면서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던 선비는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여보시오. 그 검정 소와 누렁 소 중에서 어느 쪽이 일을 더 잘 합니까?” 그러자 그 농부는 밭을 갈다 말고 몹시 당황한 얼굴로 선비에게로 뛰어왔습니다. 그러더니 선비의 귀에다 대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힘은 저 검정 소가 셉니다만 꾀부리지 않고 일을 잘하는 건 누렁 소입니다.” 농부의 말을 들은 선비는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 “하하하, 잘 알았소이다. 그런데 노인장께서는 그 말을 뭘 그렇게 비밀스럽게 하십니까? 하찮은 짐승의 이야기가 아니오?” 그러자 노인은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일지라도 나쁜 말을 듣게 해서는 안 됩니다. 칭찬도 여러 번 하면 욕이 되거늘 하물며 흉보는 말이 귀에 들어가면 좋을 리 있겠습니까?” 그 늙은 농부의 말에 선비는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선비는 노인의 말을 교훈 삼아 평생 남을 헐뜯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선비가 바로 조선 세종 때의 유명한 황희 정승입니다. 욕을 안 해본 사람 있습니까? 어떤 경우에는 욕해서는 안될 사람의 욕도 서슴없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점보다 장점을 보도록 노력한다면 남을 욕하는 마음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욕하는 마음을 억누르는 것, 이것도 자신을 이기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삶을 성실하게 살려는 사람은 언제나 남을 욕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