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노부부가 금실 좋게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외동딸을 먼 도시로 시집을 보내고, 텃밭에서 어린 농작물을 보살피면서 정답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영감! 할아범”
“응! 무슨 할 말이라도 있소?”
“예 그러시구려. 어린 농작물은 보니 갑자기 시집 간 딸이 생각이 나는군요.”
“왜. 간밤에 딸이라도 만났소?”
“아니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그 동안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를 농작물 키우듯 키우지 않았소?”
“그렇지. 그렇게 키웠기 때문에 도시로 시집을 잘 보내지 않았소?”
“그런 것이 아니고요, 시집간 딸도 외손자들을 농작물 키우듯 잘 키울는지 걱정이 되어서 그래요.”
“어허, 할망구 그런 걱정은 안해도 돼요. 요즘 애들이 얼마나 영리하다고.”

그러던 어느 날 장모와 장인이 언성을 높여가며, 말다툼을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사위가 왔다.
“사위, 사위, 내 사위야, 자네가 내 편을 들지 않으면 내 딸을 데려오겠다. 내 편을 들으라.”
장인은 이렇게 어려운 부탁을 하였다.
이번에 장모가 또 다시 어려운 청을 하였다.
“사위, 사위, 내 사위야, 자네가 내 편을 들지 않으면 내 딸을 데려오겠네. 내 편을 들게나.”
그러자 사위는 도로 나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인님 장모님 제가 여기서 오래 있다가는 어느 편을 들더라도 어여쁘고 마음씨 고운 내 마누라를 빼앗기게 생겼으니 저는 지금 물러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말을 들은 장인과 장모는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