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시골 마을에서 파리로 가는 마차가 막 떠나려고 할 때였습니다.
한 형제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마차 근처로 황급히 달려왔습니다.
“아저씨, 한 사람만 태워주세요.” 형은 동생을 가리키며 마부에게 말했습니다.
“둘 다 타는 게 아니고?” “네, 동생 혼자 탈 거예요.”
형은 동생 몫의 마차삯을 내고, 동생을 마차 안으로 들여보냈습니다.
“형, 정말 괜찮겠어?”
마차에 오르면서 동생은 계속해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형을 쳐다보았습니다.
“내 걱정은 하지 말라니까.” 형은 씩씩하게 손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마차는 곧 출발했고 마차 안의 동생은 뒷문에 바싹 붙어서 계속 뒤를 바라보았습니다.
마차 뒤로 아이의 형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마차 안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형제가 이별이 못내 아쉬워서 그러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십 리. 이십 리를 달려도 형은 계속 뒤쫓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한참 후 형은 지쳤는지 차츰 마차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러자 동생의 눈에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승객들은 이상히 여겨 아이를 달래며 물었습니다.
“얘야, 네 형이 왜 저렇게 따라오는 거니?”
“우리는 같이 파리로 가는 길이었어요.”
“그렇다면 같이 마차에 탈 것이지.”
“마차삯이 한 사람 몫밖에 없어서 저만 타고 형은 저렇게 뛰어오는 거예요.” 동생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승객들은 형제의 모습이 딱해 돈을 걷고, 마차를 세워 형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마부는 마차삯을 받지 않고 형을 태워 주며 말했습니다.
“갸륵한 형제로구나. 이 돈은 파리에 가서 쓰렴.”
형과 같이 마차를 타게 되어 활짝 웃는 동생의 얼굴에는 아직도 눈물 자국이 채 마르지 않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