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호랑이가 숲 속을 뒤지던 끝에 토끼 한 마리를 잡았다.
호랑이에게 잡힌 토끼는 재빨리 한 가지 꾀를 생각하고는 호랑이에게 말하였다.
“호랑이님, 제가 호랑이님을 위하여 참 맛있는 고기를 많이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러니 그것 먼저 잡수시고 그래도 배가 차지 않으면 그때 저를 잡아 잡수시지요?”
호랑이가 승낙을 하자, 토끼는 호랑이를 대밭으로 데리고 가서, 나무 위에 있는 참새 떼를 가리키며 말했다.
“호랑이님, 잠시 눈을 감고 계십시오. 그러면 제가 참새 떼를 몰고 오겠습니다.”
호랑이가 눈을 감자 토끼는 대밭에 불을 지르고 멀리 도망갔다.
후드득 소리를 내며 타는 대밭에서 참새 떼가 오는 줄 알고 눈을 감은 채 입을 벌리고 있던 호랑이는 큰 화상을 입고 겨우 그 곳을 빠져 나왔다.

토끼에게 속은 것을 분하게 여긴 호랑이는 며칠 동안 산을 헤맨 끝에 토끼를 잡았다.
호랑이가 잡아먹으려 하자, 토끼는 또 꾀를 내어 물고기를 실컷 먹여 주겠다고 꾀어 호랑이를 냇가로 데리고 갔다.
토끼는 얼음 밑에 물고기를 보며 말하기를 얼음 구멍에 꼬리를 넣고 있으면 고기떼가 와서 붙을 것이라고 했다.
몇 시간이 지나도록 그대로 앉아있던 호랑이는 물고기가 잔뜩 붙은 줄 알고 좋아했다.
이때 사냥꾼이 나타났다.
호랑이는 도망치려 했으나 꼬리가 물에 담긴 채 꽁꽁 얼어 움직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