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왕(히브리의 왕)은 예전부터 거미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을 짓는 더럽고 아무 쓸모없는 미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어느 전쟁에서 그는 적에게 포위당해 피신할 곳을 잃고 말았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어떤 동굴에 숨어들었다. 그때 마침 이 동굴의 입구에서는 한 마리의 거미가 줄을 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얼마 후 뒤 쫓아 온 적병들이 일단 동굴 앞에서 멈추었으나 거미줄이 쳐져 있는 것을 보고 되돌아가 버렸다.

또 언젠가 다윗 왕은 적 장군의 침실에 잠입하여 칼을 가지고 나와 이튿날 아침에 「나는 당신의 칼을 가지고 나올 정도니까 죽이는 일은 간단한 일」이라고 하여 생색을 내보려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겨우 침실에 잠입했더니 칼은 장군의 다리 밑에 있어서 아무리 해도 가지고 나올 수가 없었다. 다윗 왕은 어쩔 수 없이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한 마리의 모기가 날아와서 장군의 다리에 앉았다. 장군은 무의식중에 다리를 움직였다. 그 순간 다윗왕은 칼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또 언젠가 다윗 왕이 적군에게 포위되어 위기일발이었을 때 그는 갑자기 미치광이 흉내를 냈다. 적군은 설마 이 미치광이가 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가버렸다.
무슨 일이나 세상에서는 쓸모없는 것이 없다.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