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영이네 학교는 신설학교로 환경이 깨끗하고 아름답습니다.
학기 초에 꽃모종을 수집하여 화단에 예쁜 페튜니아와 팬지를 심어 등교길이면 한결 마음이 가볍고 즐겁답니다.
혜영이네 반에서는 당번을 2명씩 정하여 화단 관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친구들은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고 잡초 뽑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자기의 책임을 다하였습니다.
오늘은 혜영이가 당번 활동을 하는 날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주전자에 물을 받으려고 수돗가에 도착했을 때,
아침에 어머니와 약속했던 일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외할아버지 제사에 같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는 대로 오라는 말씀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혜영이는 망설였습니다.
‘1년에 1번밖에 없는 제사에 참석해야지! 아니야, 당번활동을 하고 책임감 있는 어린이가 되야해! 그리고 짝꿍인 영수가 혼자하려면 매우 힘들텐데…….’ 두 가지 마음이 서로 양보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