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오니 시골에 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오셨습니다.
나는 좋아서 방으로 뛰어 들어가 할머니께 안겼습니다.
앞에 계시던 아버지께서
“혜진아, 절을 바르게 드려야지.”
하시는 말씀을 듣고 보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지난 설날이었습니다. 나는 오빠와 함께 부모님께 세배를 드렸는데, 절을 할 줄 몰라서 오빠가 하는 대로 따라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께서는
“혜진아, 남자의 절과 여자의 절은 다른 것이다.”
하시면서 앉은절을 설명해 주셨고, 어머니께서는 한 시간이 넘도록 직접 절을 해 보이시면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절을 하려니까 다시 걱정이었습니다.
나는 거울을 보면서 옷맵시를 가다듬은 다음에
“할아버지, 할머니, 문안 올리겠습니다.”
한 다음, 정신을 가다듬어 절을 하였습니다.
절을 한 다음에는 다소곳이 서서 두 손을 보았습니다.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는,
“혜진아, 이리 와 앉아라.”
하시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혜진이가 어쩌면 이렇게 예쁜 절을 할 줄 알지?”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받아 할아버지께서
“아암, 누구의 손녀인데……”
하고 말씀하시자, 할머니께서는
“그야 물론, 내 손녀지요.”
하고 말씀하시면서 온 가족이 한 바탕 웃었습니다.
혜진이는 바른 절을 배운 것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생각나누기>
예절을 잘 지켜 어른들께 칭찬 받은 일이 있으면 그 때의 상황과 기분을 이야기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