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한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어느 날 손님 한 사람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 손님은 자기의 고민거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포부를 말하기도 하고, 자기의 지난 일과 앞으로 겪을 일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리고 스님에게 일일이 그 의견을 묻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손님의 찻잔에 차를 따르기만 합니다. 차가 가득 찼는데도 자꾸자꾸 따릅니다. 차는 넘쳐흐릅니다. 손님은 스님의 손을 잡고 말합니다. “잔이 가득 찼는데 어째서 자꾸 따르십니까?” 그때서야 스님이 입을 엽니다. “이 찻잔과 마찬가지로 당신은 지금 자신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선 먼저 당신의 마음과 생각부터 비우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내가 가르침을 베풀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비우기, 마음을 비우기, 욕심을 버리기 등과 관련되는 말입니다. 남에게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우선 자신부터 비워야 합니다. 교만으로 가득 차 있다면 무엇을 더 배울 수 있겠습니까? 배움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