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앞에서 어린 꼬마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글을 깨우칠 나이로 보이는 꼬마는 서툴게 씌어진 글씨의 편지 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손이 우체통 편지 투입구에 닿지 않아 끙끙거리는 것 같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그 귀여운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웃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정겨운 광경을 즐기고 싶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 때, 온통 흙먼지를 뒤집어 쓴 청소부가 우체통 부근으로 다가섰습니다. 그리고는 얼굴에 웃음꽃을 함박 피웠습니다. 햇빛에 그을린 미소였지요. 청소부는 꼬마에게로 다가서자, 꼬마는 청소부에게 편지를 내밀었습니다. 대신 넣어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청소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흙먼지 투성이의 손과 팔과 가슴으로 꼬마를 가볍게 들어 안았습니다. 꼬마는 편지 투입구에 편지를 넣고는 좋아했습니다. 그 순간 저 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 중에서 한 여인이 뛰어와서는 꼬마의 더럽혀진 옷을 털며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냥 편지를 받아 넣어 주시지 왜 안아 주셨어요? 좀 보세요. 이렇게 더러워졌어요. 새로 산 옷인데.” 청소부는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편지를 대신 넣어주면 꼬마는 다시는 우체통에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편지도 다시 쓰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는 부인께서 직접 안아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아이가 직접 넣을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