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진이는 책가방을 메고 근수네 집 앞에서 큰 소리로 근수를 불렀다.
잠시 뒤에 근수는 어머니와 함께 대문 밖으로 나왔다.
“아주머니, 안녕하셔요?”
하고 규진이는 인사를 하였다. 근수 어머니께서는 규진이가 착하다는 듯이 등을 두드리시면서 “그래. 규진이구나. 공부 잘 하니? 그런데 인사를 한 다음에 머리를 긁는 것은 고치는 것이 좋아요.” 하고 타이르셨다.
근수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보니 어제 한 약속이 벌써 깨어져 화가 났다.
어제 도덕 시간에 인사 예절을 배웠다. 그리고 선생님께 약속을 적어 냈었다.
‘첫째, 인사말을 똑똑히 한다.
둘째, 자세는 바르게 한다.
셋째, 짐을 드나들 때는 꼭 인사를 한다.’였다.
규진이는 근수에게 가방을 맡기고 짐으로 달려갔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화단 정리를 하시고 계셨다.
“아버지, 어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아니, 규진아！ 뭘 잊어 버렸느냐?”
“아닙니다. 학교에 갈 때 인사를 드리지 않아서 돌아왔습니다.”
“아, 그래！ 우리 규진이가 다 컸구나.”
하시면서 대문 밖까지 나오시면서 칭찬해 주셨다.
기분이 좋아진 규진이는 근수네 집까지 달려서 왔다.
규진이는 근수네 마당으로 갔다. 그리고“근수 어머님！ 인사를 다시 드릴테니, 살펴주세요.”
하고 바른 자세와 똑똑한 목소리로 인사를 드렸다.
규진이는 학교 가는 길에 세 가지 약속을 근수에게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둘이서 손을 꼭 잡고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