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집가가 있었다.
그는 평생 수집한 돌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았다.
“이만한 수석을 보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세상에서 진귀한 돌은 제가 다 모았으니까요.”
하루는 그가 자신의 집을 방문한 선사에게 같은 말을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해 하는 것과는 달리 선사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수석들도 아름답긴 하지만 소승이 있는 암자에는 이보다 훨씬 아름답고 진귀한 돌들이 많지요.” 이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수집가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돌을 자기 집으로 옮겨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부탁입니다. 선사님. 제가 그 돌들을 꼭 한번 구경하게 해 주십시오.”
수집가는 선사의 손을 붙잡고 몇 번 씩이나 간절히 부탁했고, 선사도 까다로운 표정 하나 없이 순순히 그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런데 스님. 그 돌들을 제게 파실 생각은 없습니까?”
수집가의 눈은 욕심으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본시 내 것이 아니니 마음대로 하시지요. 그런데 옮기실 수가 있을지 그것이 의문입니다.”
“하하하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음날 수집가는 인부를 사서 암자로 찾아갔다.
“저기 뒤에 솟은 산봉우리 기암을 보십시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수집가는 그 기암을 쳐다보며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그러나 그 기암을 집에 옮겨놓는다고 생각하니 하찮은 돌덩이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무엇이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빛이 난다는 것을 깨달은 수집가는 암자에서 돌아온 후 남은 여생을 자신이 평생 수집한 돌을 모두 제자리에 갖다 두는데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