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소년이 어느 신문사를 찾아왔다. 소년은 길에서 주운 것이라며 지갑을 내놓았다. 지갑 속에는 돈 50만 원이 들어 있었다. 신문사 직원은 그 소년의 이름을 물어보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소년은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어어? 이 아이가 왜 저렇게 허겁지겁 도망치듯이 달아날까?” 그 소년은 벌써 저만큼 달려가고 있었다. 신문사 직원은 황급히 쫓아가서 소년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리고 소년에게 물었다. “얘, 그토록 좋은 일을 했는데, 이름도 밝히지 않고 가면 어떻게 하니?” 뒤따라 온 신문사 직원을 바라보던 소년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신문사 직원은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주변 가까운 빵집으로 소년을 데리고 가서 우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 그 소년은 신문도 팔고 구두도 닦는 가난한 집의 아이였다. 집에는 오랫동안 병으로 누워 계신 어머니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벌이가 시원찮아서 어머니의 약도 떨어졌다. 며칠째 공책을 사달라고 조르는 동생의 부탁도 들어주지 못했다. 소년은 지갑을 보는 순간, 앓고 계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학용품이 떨어진 동생 생각도 났다. 그래서 나쁜 짓인줄 알면서도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었다. 그 만원으로 어머니의 약과 공책을 샀다. 그러나 소년은 그날 밤 내내 죄책감으로 시달려야 했다. 누워 계신 어머니를 위한 일이라 해도 남의 돈에 손을 댔다는 죄책감에 시달려야만 했다. 날이 새자 소년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열심히 일을 했다. 그리고 돈 만원을 채워서 신문사에 가져왔다. 말을 마친 소년은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소년의 말을 듣고 있던 신문사 직원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