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진주의 한 병원 원무과에 40대 후반의 여인이 ‘밀린 병원비 21만원’이라고 적힌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그냥 심부름 왔다며 ” 여인은 말을 흐렸지만 알고 보니 18년 전에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돈이 없어 도망간 환자의 보호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4살이던 아들이 식탁위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신경외과에 입원을 했지만 당시 남편의 긴 병원생활로 도저히 치료비 21만원을 낼 수가 없어 병원에서 도망을 쳤다고 합니다. 이후로도 항상 미안한 마음에 괴로워하다가 4살박이 아이가 커 어른이 되고 가정형편이 좋아져 이제야 병원비를 갚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18년 전 기록이라 병원에서는 이미 기록이 폐기처분되어 버린 지금에서야 말이죠. 그리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18년이나 흘렀으면 잊어버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함 마음과 자식을 치료해준 고마운 분들에 대한 은혜를 갚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아마도 오랜 세월 이 여인을 괴롭혔을 것입니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병원비를 내고자 하는 이 여인의 마음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고마운 사람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부모의 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해 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 희생으로 선생님과 그 밖의 많은 분들의 사랑으로 지금껏 성장해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