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척하기를 즐기는 늑대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어느 날 늑대가 넓은 들을 혼자 걸어가자니까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에 늑대의 그림자는 무척 길게 보였습니다. 그것을 보고 늑대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가만 있자, 이제 보니 내 키가 이 세상 어떤 동물보다 크구나. 그렇다면 내가 힘도 제일 강할 텐데 지금까지 사자를 보면 도망만 쳤구나. 못난 짓이었어. 이제부터는 내가 동물들의 임금으로 뽐내야지.” 늑대는 큰기침을 하며 여기저기 으스대고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사자를 만났습니다. 전 같으면 굽실굽실 절을 했겠지만 오늘은 달라서 늑대는 뒷짐을 지고 호통을 쳤습니다. “이놈 사자야, 이제부터는 내가 임금이다. 저기 엎드려 절을 하지 못할까?” 이 말을 들은 사자는 기가 막혔습니다. “이놈이 미쳤구나. 함부로 주둥이를 놀리다니, 어디 맛 좀 봐라!” 화가 난 사자는 앞발을 들어 늑대를 후려쳤습니다. 늑대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어가면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자기의 실력을 모르고 뽐내면 이런 꼴을 당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