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평화스러운 나라에 현명한 임금님이 있었습니다. 그는 백성들의 진실됨을 알고자 했습니다. 하루는 임금님이 신하들을 불러 여러 종류의 꽃씨와 화분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예쁘고 탐스러운 꽃을 피우게 한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어느덧 1년이 지나 임금님은 약속된 날, 신하들을 데리고 각 마을을 돌면서 가지각색의 예쁘고 소담스러운 꽃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잔뜩 찌푸린 임금님의 얼굴은 밝아질 기색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제 마지막 마을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많고 예쁜 꽃들을 보고도 못 본 체 지나가는 임금님 때문에 신하들은 조바심과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꽃을 다 본 임금님은 막 돌아서려고 하다가, 어느 소녀가 고개를 푹 숙인 채, 흙만 담긴 화분을 들고 울먹이며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임금님은 그제서야 빙그레 웃으며, "너야말로 내가 바라는 진실한 사람이로다." 하고 많은 상금을 내리시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애초 임금님께서 내린 꽃씨는 끓는 물에 담갔다 꺼낸 것이어서 꽃을 피울 수 없는 꽃씨였답니다.

나라의 신하들과 백성들은 임금님의 환심을 사고자 죽은 꽃씨의 꽃들을 피웠다고 거짓 아뢰었지만 임금님이 정말 보고 싶어 했고, 찾았던 것은 진실이라는 가치였던 것입니다. 눈앞의 현실적 이익에 눈이 어두워 가장 중요한 마음의 보석을 잃는다면 그 사람은 너무도 어리석은 사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