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황 희 정승의 많은 일화 중 그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승 집에서 일하는 하녀 두 명이 싸우다가 황 희 정승에게 와서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한 하녀가 자기의 사정을 이야기하자 황 희 정승이 말하였습니다. "네 말이 옳구나." 그러자 다른 하녀가 자기가 옳다고 주장을 하였습니다. "네 말도 옳다." 황 희 정승이 들은 후,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부인이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데 둘이 다 옳다고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한 사람은 틀려야지요." 그러자 황 희 정승은 말했습니다. "당신의 말도 옳소. 양쪽의 입장 모두 옳다고 받아들이는 당신의 말도 옳소." 지혜롭기로 유명한 황 희 정승이 왜 이런 판단을 하였을까요? 매사에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때론 덮어두어서 더 좋은 일이 있습니다. 황희 정승이 “너는 잘 했고 너는 못 했구나”라고 판정을 했다고 하면 당장에는 칭찬을 얻은 사람이 기분은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칭찬받은 상대를 시기하고 미워하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모두 옳다”라고 말해버리면 어느 누구의 마음도 상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지나 두 여종은 각자의 잘못을 스스로 알게 될 것이고 다시 화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종들은 한 집안에서 매일 얼굴을 보며 살아야 하는 가족이기에 더욱 이런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