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예부터 효를 으뜸으로 여기는 민족이였습니다.
지금은 부모님과 친하게 허물없이 지내지만 옛날 우리 조상들은 머리카락조차도 부모님이 주신 것으로 내 마음대로 자를 수 없다고 하여 길게 기르고 다니곤 하였습니다.
부모님에게 존칭을 쓰고 식사 때도 아버지가 수저를 들어야 자식들이 식사를 시작하며 아버지의 친구분들은 부모님 대하듯 예의를 다했습니다.
조선 시대 어머니를 위해 만든 일종의 소설 구운몽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조선 중기 숙종 임금 때에 김만중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병자호란때에 세상을 떠났고,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 유복자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어머니에게서 글을 배우고 작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과거를 보아 벼슬길에 나섰습니다. 김만중은 점점 벼슬이 높아져서 대사헌, 대제학 등의 벼슬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다 임금의 뜻을 거스르게 되어 멀리 남해로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떳떳한 일을 하다가 귀양을 가게 되었기 때문에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늙으신 어머니를 두고 멀리 떠나려 하니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귀양을 가는 아들이 슬퍼할까 봐 괴로운 내색을 하지 않고 오히려 아들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귀양지에 도착한 김만중은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위로해 드릴 수 있을지 궁리하다가, 어머니를 위해 한글로 된 이야기책인 ‘구운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편지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어머니께 보내 드리니, 어머니는 아들이 보내 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외로움을 잊었습니다. 어머니는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다음 이야기를 얼른 보고 싶다고 아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써서 어머니께 보내드리는 동안에 3년이 흘렀고, 김만중은 귀양에서 풀려났습니다. 효성이 지극한 김만중은 이렇게 하여 위대한 문학작품 ‘구운몽’을 남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