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텔레비전에서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대학을 들어가고 공부를 새로 시작해서 화제가 되는 것을 가끔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 나이에 편하게 지내시지..무슨 공부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래전 우리들 할머니 세대들은 여자라서 학교에 보내지 않고 시집이나 잘 가는 게 최고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글을 배우지 못하 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평생 글을 모르고 답답하게 살아온 게 한스러워 뒤늦게라도 학교를 다니는 것입니다. 1996년 8월, 대입 검정고시에서 최고령으로 합격한 이순덕 할머니는 모든 공부가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학교라고는 다녀 본 적이 없는 이 할머니가 검정고시 한글반에 입학한 것은 지난 92년 말 이었습니다. 일상화된 외래어는 물론 한글도 제대로 모르던 이 할머니에게 배움의 욕심이 생긴 것은 평소에 신문이나 잡지를 볼 수 없어 며느리들과의 대화도 잘 통하지 않아서 답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한 글자라도 배워야 하겠다며 한글 공부부터 시작했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새벽 3시에 일어나 배우는 기쁨에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고 합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2년만인 94년에는 초등학교 졸업 검정 시험에 합격하였고 1년 뒤인 95년에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하였으며, 다시 1년만인 금년 여름에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입니다. 회갑을 지내신 할머니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무엇이든 계속 배우고 싶다는 기쁨과 의욕에 넘쳐 있습니다. 욕심이 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건강에 욕심을 내고 공부에 욕심을 내는 것은 건전한 욕심일 것입니다. 이런 욕심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으며 자신의 발전을 돕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