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전설이 아니라 효심 깊은 조선 정조대왕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조선조 22대 왕인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당파싸움에 희생되어 쌀뒤주 속에 갇혀 죽임을 당한 비운의 세자입니다.
어린아이였을 때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정조는 아버지의 무덤인 융릉을 사흘에 한번씩 찾아가 참배할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기에 융릉에 관한 관심 역시 지대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영혼이나마 편안히 잠드시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융릉의 주변을 푸른 숲으로 우거지게 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 놓았습니다.
나무가 한창 자라나는 초여름의 어느 날 정조는 융릉을 찾았습니다.
아버지의 무덤에 참배를 끝내고 돌아오려는데 푸른 소나무의 잎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거의 없어진 것이 정조의 눈에 띄었습니다.
"황공하옵니다, 전하. 송충이가 생겨서 솔잎을 모두 갉아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잎이 모두 없어진 걸로 아옵니다.
보살피지 못한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정조는 어쩔 줄 몰라하여 고개를 들지 못하는 좌우 신하들을 바라보며 비통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어찌 그것이 경들의 죄란 말이오.
모든 것이 다 효성이 부족한 과인의 부덕 때문이오."
정조는 바로 옆의 소나무로 다가가 기어가는 송충이를 슬픈 눈으로 내려다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님이 잠드신 수풀을 갉아먹느니 차라리 내 불효한 창자를 갉아먹어라."
말을 마친 정조는 갑자기 송충이를 집어 꿀꺽 삼켜 버렸습니다.
신하들은 당황하는 한편 정조의 효심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정조의 효심에 감동했는지 그 뒤 어디에선가 새들이 날아와 송충이를 모두 잡아먹었고 숲은 푸르름으로 가득 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