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초나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하루는 초나라 임금이 다급히 태자(왕의 아들)를 불렀습니다.
마침 비가 와서 마당 한가운데에 빗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초나라 법에 의하면 누구든 수레를 타고 궁전 앞문을 나갈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태자가 수레를 몰아 궁전 앞문까지 온 것을 보고는 정리(법정에서 집무를 보는 직원) 가 말했습니다.
“수레를 몰고 궁전 앞문까지 오시는 것은 법에 어긋납니다.”
태자가 대답했습니다.
“임금께서 부르심이 다급하여 빗물이 없어지기를 기다릴 수가 없었소”
그리고는 수레를 몰았습니다. 정리는 혼신을 다해 태자의 수레를 가로막으며 이러한 행동이 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태자는 정리의 이러한 행동에 매우 불쾌해 하며 임금의 아들임을 큰 소리로 외치는 등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나 정리는 이러한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창을 들어 그의 말을 찌르고 다시 그의 수레를 부수었습니다. 태자는 궁전 안에 들어가 임금에게 울면서 말하였습니다.
“마당 가운데 빗물이 많기에 수레를 몰고 궁전 앞문까지 왔더니 정리가 법에 어긋난다고 창으로 저의 말을 찌르고 수레까지 부수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꼭 그를 처형해 주십시오.”
그러자 임금이 말하기를
“앞에 늙은 임금이 있으되 그를 넘보지 않고, 뒤에 태자가 있으되 아부하며 달라붙지 않았구나. 그는 정말로 나라의 법을 지키는 신하로다.”
라고 말하고는 정리의 벼슬을 2급이나 높여 주었고, 뒷문을 열고 태자를 내보내면서 다시는 수레를 타고 궁전 앞문을 지나기 말도록 하였습니다.

왕의 아들 태자정도면 법을 어겨도 될 만큼 높은 사람이지만 이 신하는 법대로 행동을 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갑갑한 사람일수도 있으나 태자라고 하여 굽신거리지 않고 법을 지킨 것은 그 신하의 정직함을 말해줍니다.
이런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