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일을 할 수 있으려나…….’ 어느 날, 집배원은 마을로 이어진 길거리에 서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거리에는 모래먼지가 뿌옇게 일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이 길을 오갔는데, 앞으로도 난 계속 이 황폐한 거리를 오가며 남은 인생을 보내겠구나!’ 집배원은 문득 허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가 일을 그만두면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 하겠지요. 그러면 자신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집배원은 멍하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릎을 탁 쳤습니다. “어차피 내게 주어진 일이라면, 그리고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거면 아름다운 마음으로 일을 하자. 내 주변이 황폐하다면 황폐하지 않게 만들면 되는 거야. 즐겁게 일을 하자! 아름다운 마음으로 일을 하자!” 집배원은 다음날부터 주머니에 꽃씨를 한 움큼씩 갖고 다녔어요. 그리고 우편배달을 하는 짬짬이 그 꽃씨를 거리에 심었습니다. 그 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집배원은 조금씩 꽃씨를 심어 나갔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자, 집배원이 걸어다니는 길 양쪽에는 노랑, 빨강, 하양 꽃들이 다투어 피어났고, 자기를 보아 달라는 듯 집배원을 향해 한들거렸습니다. 해마다 봄에는 봄꽃들이, 여름에는 여름꽃들이, 가을에는 가을꽃들이 쉬지 않고 피어났습니다. 그 꽃들을 바라보며 집배원은 더 이상 자기 인생이 황폐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세월이
흘러 집배원은 정년퇴직을 하고, 그 일은 스물 갓 넘긴 젊은 청년에게 넘어갔습니다.“와~, 누가 여기다 이렇게 많은 꽃들을 심어 놓았을까!” 마을로 들어서는 길가에 서서 젊은 배달부는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그 역시 예전 집배원처럼 콧노래를 부르며 그 길을 걸어갔습니다. 젊은 집배원은 행복했고, 자기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뒤를 이를 사람을 위해 꽃씨를 심은 우체부의 아름다운 마음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위해 사랑의 꽃씨를 뿌려 봅시다. |
